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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요정

등생아의 5월 중순 주말 청계산 등산 솔직 후기와 등산코스(feat. 매봉)

  몇 주 전 인왕산을 함께했던 친구들과 청계산 매봉을 다녀왔다. 우리는 아직 저질체력의 등생아이기 때문에, 접근성 좋고 오르기 무난한 산들을 위주로 알아보고 있는데, 청계산이 등린이가 가기 괜찮은 산으로 알려져있어서 우리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청계산 역의 최대 장점은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을 이용해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한참 걸어야 등산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인왕산에 비해 초반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주말 청계산입구역에 도착하면 젊은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등산객들이 청계산입구역 출구에 엄청 모여있다. 솔직히 등산로 입구나 등산코스를 사전에 알아보지 않고 가더라도, 그 등산객들만 따라가면 얼마든지 청계산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ㅋㅋ

 

⊙ 청계산 등산 솔직 후기

  이제 등린이로서 느꼈던 청계산의 인상에 대해 남겨보려고 한다. 청계산입구를 가면 갈림길이 두 갈래로 나오는데, 한 쪽은 매봉으로 올라가는길이고 다른 한 쪽은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우리는 이번엔 매봉으로 향했다. 매봉이 옥녀봉보다 좀 더 높은 봉우리이다. 처음에 등장한 계곡을 보면서 "우와 산이다~~ 힐링이야~~" 외치면서 등산을 시작했지만.. 그 것은 잠시의 힐링. 청계산은 <계단 지옥>이었다.

청계산 후기
등산로 초입에서 만났던 계곡

 

  인왕산과 비교하자면, 인왕산은 등산로에 그냥 평지에서 걷는 느낌의 구간도 있고, 살짝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으면서 주변 풍경(성벽, 도심의 모습)을 구경하는 맛이 있는 산이었다. 그런데, 청계산은 멀리 내려다볼 수 있는 구간은 매바위 정도이고(근데 매바위가 참 좋긴 했다..^^) 그 외 구간은 계단지옥에 갇혀 끊임없이 계단을 올라가는 느낌이었달까.

 

청계산 후기
청계산을 등산하면서 볼 수 있는 풍경

 

청계산 계단
와.. 또 계단이야? 하면서 찍었던 사진 :) 날씨는 참 좋았다.

  물론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뭔가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계단이 많다는 건 잘 정비된 등산로라는 것이고, 정말 안전하게 등산할 수 있는 산임에는 틀림없지만, 뭔가.. 지루했던것 같다. 계속 계단만 바라보면서 헥헥 거리며 올라갔던 기억. 

 

청계산 등산코스

  올라가다 보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매봉으로 가는 길이 두갈래로 나뉘는 구간이 있다. 여기에서 헬기장 계단으로 가는 길은 거리가 짧은 대신 계단지옥이 펼쳐지고, 헬기장 우회로로 가는 길은 흙길로 계단보다는 완만해보였다. 이거는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 하다. 우리는... 올라오면서 계단지옥이라고 하며 힘들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계단을 선택했다. 빨리 등산을 끝내고 싶어서..^^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았음..^^

 

 

청계산 등산로

   계단을 좀 더 올라가니 매봉이 600m 남았다고 하네. 아직 많이 남은 느낌..^^ 

 

 

청계산 등산 안내도

  안내도가 등장하여 찍어보았다. 헬기장 기준 매봉으로 가려면 아직 582m정도 가야한다네. 크흡.

 

 

청계산 헬기장
여기가 헬기장. 넓은 공간이어서 사람들이 많이들 쉬고 있다.

 

 

  헬기장에서 영차영차 올라가다보면 돌문바위가 나온다. 사람들이 돌문바위를 통과하면서 주변을 돌고 있길래 우리도 함께 돌았다.. 왠지 같이 돌고 싶어지잖아.. 뭔가 몇번 돌면 소원을 들어주는 그런게 있나본데, 좋은거겠지하고 같이 돌았다. 돌문바위가 있는 구간에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주 시원하다 못해 추웠던 순간이었다.

청계산 돌문바위
돌문바위를 끼고 돌아보자 돌아봐~~

 

 

 

 

 

 

 

 

  돌문바위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매바위가 나온다. 청계산의 최대 매력인 매바위!

청계산 매바위 후기
거북목 어쩔거야..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거북목^^
청계산 매바위 풍경
사람이 많아서 모르는 사람과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그래도 참 좋은 매바위
청계산 매바위 풍경
매바위에서 보이는 롯데타워

 

  매바위에서 속이 뻥 뚫리는 풍경을 보면서 시원한 바람도 맞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매봉으로 으쌰으쌰... 매바위에서 매봉은 정말 얼마 안된다. 매바위까지 갔으면 곧 매봉이니 좌절하지 말지어다. 

 

  계단을 또 오르고 오르니, 사람들이 어느 구간부터 멈춰있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 아닌가? 그 이유는 바로 매봉 정상석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었다. 정상석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세용.

 

청계산 매봉 후기
정상석과 함께!

 

 

  그리고 청계산 매봉에서는 타이밍을 잘 맞춰서 가면, 정상에서 폴라포를 먹으면서 쉴 수 있다. 산 중간에서 지게에 아이스박스를 실어서 올라가는 대단한 아저씨를 봤었는데, 그 아저씨가 바로 정상에서 아이스크림을 팔기 위해 지게를 지고 올라왔던 것이다. 헐~ 그 무거운걸 들고 정상까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그래서인지 청계산 정상에서의 폴라포는 매우 비싼편이다. 무려 3000원. 하지만.. 그걸 이고, 지고 올라온 수고를 생각하면 그냥 그 돈 주고 먹는게 맞는 것 같다ㅋㅋㅋ 우리도 정상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쉬니 더 힐링되는 느낌이고 참 좋았다. 비쌈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먹더라.

 

매봉 폴라포
이 맛에 등산하는건가..?

 

  폴라포를 야무지게 먹고 하산을 시작했다. 청계산의 계단지옥을 또 내려가야 하는 순간. 원래 종종 왼쪽 무릎이 아플때가 있는데, 그 아픔을 건들지 않기 위해 옆으로 내려오는 것을 시도함. 오른쪽, 왼쪽 번갈아가며 내려왔다. 하.. 정말 지겹더라. 정말ㅋㅋㅋ 많은 계단때문에 등산보다 하산이 훨씬 힘들었던 청계산. 또 갈지는 고민 좀 해봐야겠어.. 이 세상엔 갈 산이 많기도 하고.

 

청계산 매봉에서 옥녀봉

  올라왔던 길 그대로 내려가다보니 올라올 때는 보지 못했던 이정표. 이정표를 보니 옥녀봉으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매봉과 옥녀봉을 하루에 다 찍고 오는 등산코스를 가고 싶은 사람들은 이 이정표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이 이정표는 매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볼 수 있다. 우리는 체력적으로 무리여서 그냥 그대로 내려왔다.

 

 

청계산 옥녀봉에서 매봉

  하산해서 굶주린 배를 채웠다. 막걸리와 함께. 술알못 셋이서 바밤바밤 밤맛 막걸리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근데 주변을 둘러보니 다 지평생막걸리 마시고 있더라. 밤맛 막걸리 먹는 사람 우리뿐... 뭐지?ㅋㅋㅋ

 


  청계산은 등린이도 오를만한 전혀 어려운 산은 아니지만, 정말 계단이 많은 산이었다. 계단의 향연! 물론 나는 아직 인왕산, 청계산만 가본 등린이. 인왕산에 비하면 계단이 많은 느낌이었다는 것. 등산 고수분들께서는 엄살피운다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하. 이렇게 계단이 많은 산도 체험해보니, 계단이 많으면 내려올때는 더더 지겹구나 느꼈다. 다음 산은 이 점을 고려해서 친구들과 정해봐야겠다! 그래도 매바위에서 본 풍경과, 매봉에서 쉬면서 먹은 폴라포는 잊지 못할 추억이다. 그리고, 힘들어서 땀 줄줄이긴 했지만, 날씨도 너무 좋았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은 청계산 등산.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청계산 등산 솔직후기는 여기까지!